3일 차 여행을 시작했다. 말이 3일 차지 마지막 날이었다. 다음 날도 시간이 있었지만 오후 비행기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있지는 않았다. 우리 숙소 앞에 사진에서 나오는 성요셉 성당이 있었다. 숙소 바로 앞이라 별 감흥이 없었는데, 유명한 성당이고 좀 중심지여서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오가면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성당 내부도 들어갈 수 있었는데 한국에 있는 여러 성당들과 비슷한 구조여서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오늘은 어디를 정해서 가기보다는 하노이 시내 이곳저곳을 둘러볼 생각이었다. 흐릿한 기억에 따르면 둘째 날에 남쪽을 구경했으니 셋째 날에는 하노이 북쪽을 구경하자 하고 출발했던 것 같다.
그렇게 길을 가고 있는 와중에 한국 분식점을 찾았다. 아침을 숙소에서 먹고 나왔음에도 우리 모두 홀린듯이 들어갔다. 가격이 다른 베트남 식당들에 비해 싼 편은 아니었지만 하나씩 시켜서 먹었다. 한국에서 먹는 거랑은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3일 만에 한국 음식을 먹어서 행복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따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걸어다니지는 않았다. 점심으로 유명한 분짜집인 흥리엔을 목적지로 삼았지만, 나머지 목적지는 발 닿는 대로 움직였다. 그러다 보니 사진도 중구난방이다. 위 사진은 베트남의 영화관이다. 가서 영화 한 편 보고 올까라는 말도 나왔지만 당연히 1시간 30분 내내 영어와 이해 안 되는 베트남어 자막을 보고 올 생각에 빠꾸 쳤다.
그렇게 걸어가다가 베트남 학교를 만났다. 나중에 다른 나라들의 기행문에서도 적긴 할텐데 나는 보통 다른 나라에 가면 학교들도 주의 깊게 보는 편이다. 학생이라 그런가 보다. 일본에서 학교를 본 이후로 처음으로 다른 나라의 학교를 봤는데 우리나라와 다르게 운동장이 없었다. 교복을 입고 있는 것도 똑같았지만 뭔가 관공서 같은 건물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는 부러웠지만 운동장이 없었던 것은 좀 아쉬웠다. 물론 저 건물들 사이에 운동장이 있었지만 내가 못 본거일 수도 있다.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오바마가 다녀와서 유명해진 흥리엔이라는 분짜집에 도착했다. 사실 나는 초등학생 입맛에다가 향이 쏀걸 잘 못 먹어서 베트남 현지 식당을 맘 편히 즐기지 못했다. 그래서 이 식당도 반신반의하면서 들어갔다.
우선 첫 번째 사진처럼 채소들과 면이 나올 때 까지만 해도 먹을 수 있는 게 없겠구나 하며 다른 거 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기가 들어간 국물이 나오고 저기에 내가 원하는 대로 면과 채소를 넣고 먹었을 때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우선 국물에 들어있는 고기가 갈비와 비슷한 종류였는데 한국에서 먹던 돼지갈비 맛이 나고 그렇게 기름지지도 않았다. 저기에는 고수와 같은 채소들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서 내 맘대로 채소를 골라 넣어 먹었다. 국수도 흔히 생각하는 국수였다. 쌀국순지 무슨 국순지는 기억이 잘 나지만 어쨌든 맛있게 먹었다. 기억에 남는 식당이 정말 이 식당 밖에 없다. 강추한다.
식사를 하고서는 베트남에서 굉장히 유명하다는 콩 카페로 갔다. 베트남에 스타벅스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단 이 카페가 거의 스타벅스였다. 여러 개의 콩 카페가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숙소 앞에 있는 콩 카페로 향했다. 건물이 3~4층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거의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그래서 자리는 잡지 못하고 테이크 아웃으로 커피를 마셨다. 사실 커피를 자주 마시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맛있는지에 대한 기억이 있진 않다. 그냥 유명하다 해서 간 것이었다.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조금 색다르지만 그냥 커피라고 한다. 하하
커피를 마시고 주변을 슥 둘러보다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뒤 저녁을 먹으러 호안끼엠 호수로 향했다. 사실 호안끼엠 호수는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사진을 따로 올리지는 않겠다. 그냥 인터넷에서 보던 모습들이었다. 호안끼엠 호수를 한 바퀴 돌면서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베트남의 맥도날드를 발견했다. 아주 반가웠다. 우리는 한국 분식집을 발견한 것처럼 홀린 듯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사실 이따가 하노이에서 유명한 맥주 거리로 향해 저녁 겸 야식을 때울 생각이었기 때문에 간단히 먹기로 하였다. 간단히 치킨너겟 20개? 정도 시키고 이를 먹고 나왔다. 그냥 한국에서 먹던 치킨너겟 맛이었다. 그래도 뭐 맛있었다.
맥도날드에서 나오자마자 맥주거리로 향했다. 차도 많았고, 오토바이도 많았고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그렇게 사람들 사이로 걸어가고 있는데 계속 가게에서 호객행위 하시는 분이 호객이라기보다 우리를 가게로 끌고 들어가려고 했다. 몇 번은 뿌리쳤는데 한 분이 아주 굉장히 적극적으로 호객행위를 하셔서 반강제로 그 식당에 들어갔다. 근데 뭐 어느 가게든 다 똑같았을 거라 생각한다.
먹기 전에 찍었어야 했는데, 배가 고파 정신없이 먹느라 다 먹고 나서 찍는다. ㅎㅎ 요즘 나 혼자 산다에서 팜유세미나라고 해서 베트남에 달롯이라는 도시에 가서 야시장을 즐기는 편이 하나 나왔는데 그거랑 비슷했다. 거의 똑같아서 놀라기도 했다. 소스들도 해당 편에서 나왔던 거랑 비슷했다. 전체적으로 이상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음식들이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감자튀김, 오징어 구이 같은 것들도 있어서 다들 맥주 한 병씩 들고 완병하고 가게를 나왔다.
맥주 한 병으로는 좀 아쉬워서 술을 좀 사들고 숙소로 가는길에 밤의 성요셉 성당이 예뻐서 한 장 찍었다.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사진을 잘 찍는 편이 절대 아니다. 하하, 그렇게 숙소로 가서 거하게 한 잔씩 하다가 잠들었다.
다음날 딱히 계획이 없어서 따로 움직이면서 가고 싶은 곳을 가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어디 갈지 계획을 짜다가 다 같이 움직이게 되었다. Landmark72라는 건물을 갔는데, 그냥... 뭐.. 높은 건물이었다. 한국으로 따지면 63 빌딩, 롯데타워 간 거랑 비슷하다. 여기서 가장 좋았던 것은 점심으로 먹었던 한식이었다. 사진이 없어서 아쉽지만 여기서 먹었던 계란말이가 그렇게 맛있었다. 그렇게 점심으로 한식을 먹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처음으로 가는 외국 자유여행이라 비행기 시간이라던가 계획이라던가 아쉬운 게 좀 있었지만,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봐서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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